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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 《뉴 심포니: 텅 빈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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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12기)
김순남 Soonnam Kim
뉴 심포니: 텅 빈 충만  
New Symphony: Empty Fullness
2025. 6. 7. - 7. 6.



■ 전시 서문

김순남의 회화는 삶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작가는 동양철학과 불교적 사유, 그리고 서구 추상미술의 조형 언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융합하며, 회화를 수행과 명상의 장으로 확장시켜왔다. 감각과 인식의 경계를 탐색하는 가운데 ‘비움’과 ‘충만’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공존하는 독자적인 세계를 구현하고, 그 안에서 고요함과 역동성, 시적 감성과 내면의 울림을 조화시킨다.

이번 전시 《뉴 심포니: 텅 빈 충만》은 오랜 탐구와 내면 수행의 결실이다. ‘심포니’라는 제목은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조화를 음악에 비유한 것이다. 작가는 팔레트 나이프를 이용해 점과 선을 겹쳐 물성이 쌓인 화면을 구축하며, 반복적 행위를 통해 명상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리듬을 형성한다. 겹침과 해체, 재구성으로 완성된 화면은 내면의 에너지와 조화로운 질서를 담아낸다. 이는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져 이루어진 시각적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작은 ‘시간성’에 대한 탐구가 두드러진다. 각 패널은 독립적이면서도 전체 서사 속에서 조율된 하나의 ‘마디’로 기능하며, 관람자는 시각적 리듬을 따라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 화면은 평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리듬과 감각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작가는 불교적 개념인 ‘공(空)’과 ‘무상(無常)’을 시각 언어로 치환해낸다.

《뉴 심포니: 텅 빈 충만》은 김순남의 예술 철학의 정수이자, 회화를 통해 존재를 사유하고 삶을 성찰하는 방식을 묻는다. 작가는 회화라는 시각 언어를 통해 ‘우리는 누구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품은 화면 속에서, 관람자는 존재의 본질과 예술의 근원적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향유를 넘어, 인간 존재를 비추는 하나의 사유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팔레트 나이프로 수없이 많은 점과 선을 중첩하며 화면의 리듬감과 질서를 찾아가는 나의 예술 행위는 마치 티베트 불교 수행자가 염주를 돌리며 불영속적인 것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텅 빈 듯 충만한 우주의 기운’과 하나 되기를 염원하는 기도 수행과도 같다. 또한, 클래식 음악 작곡가가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엮어 조화로운 청각적 컴포지션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과도 닮아있다.” 
-김순남 작가노트中-




New Symphony No. 3 - Exiting from Samsara 2, 2018, Oil on Linen, 100x100cm


New Symphony No. 6 - Exiting from Samsara 5, 2020, Oil on Linen, 100x100cm


New Symphony No. 11 - Empty Fullness 2, 2021, Oil on Linen, 100x100cm


New Symphony No. 14 - Empty Fullness 5, 2021, Oil on Linen, 100x100cm


New Symphony No. 21 - Empty Fullness 12, 2021, Oil on Linen, 100x100cm



■ 작가 노트

화가의 길을 걷기 전부터 나는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사색에 잠기는 수행자적 사람이었던 것 같다. 20대 초반부터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우주의 실상(實像)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들이 나를 따라다녔고, 그 사색은 점점 깊어졌다. 15년 전부터 나는 그 답을 불교적 철학과 우주관에서 찾기 시작했다. 내 견해로는 삶이란 물질적 현상의 원인과 결과에 의해 생로병사가 반복되는 과정이다.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무상(無常)하며, 따라서 무상(無像)이고 무아(無我)이기도 하다. 즉,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며, 영원한 것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우주의 원소로 되돌아간다.

우주를 구성하는 원소는 끊임없이 회전하는 전자들의 파동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순환, 즉 “(물질=파동) → 마음 에너지(심파) → (파동=물질)”의 순환이 아닐까? 불교는 ‘수행(修行)의 종교’이며, 그 수행의 목표는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우주의 실상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나는 내 의식과 무의식을 관조(觀照)하며 우주의 밝은 기운과 하나 되는 수행자로 살고자 한다. 이러한 사색이 반영된 작품이 나의 <뉴 심포니> 시리즈다.

2018년, 독일에서 시작된 이 작품들은 이전 작업들과는 달리 면과 형의 조형 요소를 배제하고, 점·선·색이라는 단순한 세 가지 요소만으로 캔버스에 팔레트 나이프로 액션 페인팅한 것이다. 주로 유화 물감을 사용했으며, 수많은 색의 선과 점을 화면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서양의 교향곡(Symphony)과 같은 우주의 역동적이고 조화로운 파동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이 시리즈 중 작은 작품들은 ‘세레나데: 조화’라는 제목이 붙었으며, 큰 작품보다 더욱 친밀하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또한, 부제인 ‘조화’와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두세 개의 원을 통해 모든 존재의 상호 연결성과 조화의 절실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팔레트 나이프로 수없이 많은 점과 선을 중첩하며 화면의 리듬감과 질서를 찾아가는 나의 예술 행위는 마치 티베트 불교 수행자가 염주를 돌리며 불영속적인 것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텅 빈 듯 충만한 우주의 기운’과 하나 되기를 염원하는 기도 수행과도 같다. 또한, 클래식 음악 작곡가가 다양한 악기의 소리를 엮어 조화로운 청각적 컴포지션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 우주가 ‘인드라망’처럼 거대한 파동의 그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안의 모든 존재가 서로 반영하고 의존한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나의 창작 행위와 그로부터 탄생하는 작품들은 인류와 우주의 조화를 기원하는 나의 음악이자 기도이다.




Serenade No. 5 - Commiseration 2, 2023, Oil on Line, 72.7x72.7cm


Serenade No. 14 - Harmony, 2024, Oil on Linen, 60.6x60.6cm


Serenade No. 15 - Harmony, 2024, Oil on Linen, 60.6x60.6cm


Serenade No. 16 - Harmony, 2024, Oil on Linen, 60.6x60.6cm


Serenade No. 17 - Harmony, 2024, Oil on Linen, 60.6x60.6cm



■ 작가 프로필

김순남 작가는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났으며, 창원에서 성장기를 보내었고, 국립창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1995년에 미국 뉴져지 주립대학교(New Jersey City University)에 석사과정으로 유학을 가서 MFA과정을 마친 후,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연속 10년간 뉴저지 주립대 Kean University 미술학과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미국에서 20년 동안 교육자, 예술가로서 생활한 후, 2014년부터 독일 부퍼탈에서 5년간 전업작가로 활동하였으며, 뉴 심포니 시리즈 작품들은 이 시기에 시작되었다. 2019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2024-2025년에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영은미술관의 12기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서 활동했다.

2005년에 뉴저지 아시아여류화가 5인전에 초대되어 뉴욕타임즈에 크게 보도된 바 있고, 2014년에 뉴욕의 알재단이 기획한 재미한인작가 아카이브 2부 'Shades of Time: An Exhibition from the Archives of Korean-American Artists, 1989-2001' 전시와 카탈로그에 선정된 작가 46인에 포함되어 Queens Museum of Art와 뉴욕 한국문화원 Gallery Korea에서 전시된 바 있다. 2022년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불교 사찰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개인전을 하는 영광을 가졌다.

2025년 4월에 미국 뉴저지의 Paris Koh Fine Arts에서 개최되었던 김순남 개인전 전시리뷰에서 뉴욕의 비평가 Jonathan Goodman은 “그녀의 개성은 서구적 시각 이미지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예술가에 의해 해석되고 재구성되어야 하는데, 그녀는 이를 놀랍도록 잘 해내고 있다. 그녀의 추상적 이미지에 대한 통찰력은 자신의 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은, 독특한 시각을 빠르게 포착하는 능력 덕분에 더욱 예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작품은 다양한 방식의 시각적 경험 사이에 실질적인 경계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예술에서 중요한 지적 성취이지만, 김순남은 그 이상을 해낸다. 그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미술과 미술의 역사들을 한 순간 안에서 노래하며 찬미하게 한다.”라고 호평하였다.

“Her individualism is influenced by imagery from a Western orientation, but such an outlook must still be interpreted and reshaped by the artist—and Kim has done this remarkably well. Her insight into abstract imagery is likely sharpened by a quick eye for ways of seeing that do not originate from her native culture. Kim thus teaches us that there are few, if any, real boundaries separating one mode of seeing from another. Remaining open is a significant intellectual achievement in art—but Kim goes further than that. She makes the very appearance of her paintings sing, celebrating both art and art histories (plural intended) within a single moment.” (전시리뷰 원문 중 발췌)

1992년 대학시절, 칸딘스키의 저서를 읽고 크게 감동을 받은 후, 그는 추상 컴포지션을 통한 서정적추상 작품을 주로 연구하였는데, 2018년부터는 면과 형을 제거하고 점, 선, 색의 에너지에 집중하여 교향곡을 들을 때의 감흥과 유사한 자유로움과 조화로움을 느끼게하는 뉴심포니시리즈를 통하여, 모든 존재는 상호 연결되어있어서 ’인드라 망‘과 같은 우주의 파동을 통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그의 불교적 사유와 명상을 표현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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